[프리뷰] 베네수엘라, 주인공 없는 '눈물의 카라카스 축제'
작성자 정보
-
람보티비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766 조회
본문

2026 WBC의 새로운 챔피언, 베네수엘라가 건너온 승전보에 고국 전체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축제 현장에는 정작 트로피를 들어 올린 주인공들이 보이지 않는 기묘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사상 첫 WBC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는 지금 국가 공휴일까지 선포될 만큼 축제 분위기지만,
정작 우승의 주역들은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미국에 발이 묶여 있습니다.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까지 나선 정부 행사마저 '선수단 결석'이라는 웃지 못할 장면을 남겼습니다.
지난 18일 마이애미에서 미국을 3-2로 꺾고 우승을 확정 짓자, 베네수엘라 전역은 그야말로 광란의 도가니에 빠졌습니다.
대통령궁 미라플로레스에서는 대규모 공식 행사가 열렸고, 거리에는 음악과 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로드리게스 대통령은 선수들이 보내온 우승 트로피를 직접 공개하며
"이 트로피가 베네수엘라 전역을 돌며 승리의 기쁨을 전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축제 현장에 정작 등판해야 할 선수들이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던 이유는 냉혹한 메이저리그(MLB)의 일정 때문입니다.
베네수엘라 대표팀 대다수가 MLB 현역 스타들입니다.
대회 종료와 동시에 소속팀의 스프링캠프 복귀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비행기로 몇 시간 거리, 시차조차 없는 인접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MLB 구단들은 시즌 준비를 이유로 선수들에게 단 2~3일의 귀국 휴가조차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고국에서는 국민들이 공휴일을 즐기며 환호할 때,
정작 영웅들은 미국 현지 숙소나 훈련장에서 조용히 우승의 여운을 달래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것입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야구계에서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지나친 선수 관리가 국가대항전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카라카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우리 영웅들을 직접 보고 싶었는데, 트로피만 온 것이 아쉽다"며 섭섭함을 토로했습니다.
선수단이 참석하지 못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미국에 있는 선수들에게 외침을 보낸다"며 간접적인 감사를 전한 것도 전례 없는 장면으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선수들 대신 전국을 누빌 트로피가 대리 만족을 줄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향후 WBC 대회에서 우승국 선수들에게 최소한의 '귀국 퍼레이드'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우승 트로피는 고국에 도착했지만, 그 트로피를 만든 손은 다시 글러브를 끼고 미국 마운드와 타석에 서야 합니다.
이것이 현재 WBC가 가진 한계이자, 메이저리그 중심 야구 생태계의 현주소입니다.
주인공 없는 축제는 씁쓸하지만, 그들이 가져다준 '희망'만큼은 베네수엘라 국민들 가슴 속에 깊이 박혔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