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이정후 타율 3할은 왜 어려울까…두 번째 풀타임 시즌, 답은 ‘체이스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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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티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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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두 번째 풀타임 시즌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시즌 초반만 해도 지난해보다 한 단계 올라선 모습을 기대하게 했지만,
후반기로 갈수록 타격감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성적만 놓고 보면 지난해보다 오히려 뒷걸음질쳤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KBO리그에서 7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던 이정후에게 메이저리그의 3할은 여전히 높은 벽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정후의 타율이 기대만큼 올라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최근 MLB.com이 주목한 지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체이스 비율(Chase%)입니다.
지난 12일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MLB.com ‘게임데이’는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서자 흥미로운 기록을 소개했습니다.
지난해 이정후의 체이스 비율은 22.5%였지만 올해는 31.4%까지 상승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올해 메이저리그 평균은 30.5%입니다.
체이스 비율은 스트라이크존 밖으로 들어오는 공에 타자가 얼마나 자주 스윙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쉽게 말해 자신에게 유리하지 않은 공까지 배트를 내는 빈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이정후는 비교적 공을 잘 골라내는 타자였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스트라이크존 밖의 공에 배트가 나가는 횟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22.5%에서 31.4%라면 차이가 상당합니다.
물론 체이스 비율 하나만으로 타율 하락의 모든 원인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정후가 올해 타격에서 겪고 있는 문제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인 것은 분명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정후보다 체이스 비율이 높은 타자 중에서도 높은 타율을 기록하는 선수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올 시즌 타율 상위권에 있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루이스 아라에즈는 체이스 비율이 33.8%입니다.
마이애미 말린스의 오토 로페즈 역시 31.2%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두 선수의 타율은 3할을 웃돌고 있습니다.
결국 단순히 공을 많이 쫓아간다는 이유만으로 이정후의 타율을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결정적인 차이는 타구의 질과 방향, 발사각, 타격 타이밍 등 여러 요소에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스탯캐스트에서는 이상적인 발사각 범위를 기준으로 ‘스위트 스폿’ 타구 비율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정후는 36.4%, 아라에즈는 39.3%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차이는 있지만 이것 역시 이정후의 타율 하락을 완벽하게 설명하는 수치는 아닙니다.
평균 타구 속도를 보면 더욱 흥미롭습니다.
이정후의 평균 타구 속도는 87.7마일입니다. 아라에즈는 86.3마일, 로페즈는 89.0마일입니다.
이정후가 공을 특별히 약하게 때리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땅볼과 뜬공의 비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정후의 땅볼/뜬공 비율은 0.99인데, 아라에즈는 0.70, 로페즈는 1.14입니다.
단순히 땅볼이 많아서 타율이 낮다고 설명하기도 어렵습니다.
결국 현재 이정후의 문제는 특정한 하나의 통계로 콕 집어내기보다는 타격 과정 전반에서 복합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특히 시즌 중반 이후 급격하게 떨어진 성적을 보면 타격 메커니즘이나 접근 방식에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 이정후의 가장 큰 문제는 시즌 전체 성적보다도 후반기 급격한 하락세입니다.
이정후는 6월 11일 1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며 시즌 타율을 .338까지 끌어올렸습니다.
당시 61경기에 출전해 234타수 79안타를 기록했고 출루율 .372, 장타율 .457, OPS .829를 기록했습니다.
분명 기대했던 이정후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6월 11일 이후 13일까지 75경기에서 타율 .229, 출루율 .279, 장타율 .358, OPS .637에 그쳤습니다.
시즌 초반과 중반 이후가 마치 서로 다른 타자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여기에 14일 샌디에이고전에서는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습니다. 올 시즌 벌써 다섯 번째 5타수 무안타 경기입니다.
9월 성적은 더욱 심각합니다.
11경기에서 타율 .140, 출루율 .178, 장타율 .186, OPS .364에 머물고 있습니다.
시즌 전체 성적을 비교해 보면 또 다른 부분이 눈에 들어옵니다.
지난해 이정후는 150경기에서 타율 .266, 출루율 .327, 장타율 .407, OPS .735를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현재까지 타율 .276, 출루율 .318, 장타율 .400, OPS .718입니다.
타율만 놓고 보면 지난해보다 .010 높은 수준이지만 출루율과 장타율이 모두 떨어졌고 OPS도 .735에서 .718로 감소했습니다.
OPS+ 역시 지난해 110에서 올해 103으로 낮아졌습니다. bWAR도 지난해 1.7에서 올해 1.2로 내려갔습니다.
즉, 타율 하나만 보면 소폭 개선됐지만 전체적인 공격 생산성은 오히려 하락한 시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정후를 평가할 때 국내 팬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은 역시 타율입니다.
KBO리그에서 이정후는 7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습니다. 통산 타율도 무려 .340입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누구보다 정교한 타격을 보여줬던 선수입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상황이 다릅니다.
투수들의 구속과 구종 수준이 높고, 타자들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공 역시 국내에서 상대했던 투수들과는 질적으로 다를 수 있습니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 3할을 기록하는 것이 단순히 타격 기술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이유입니다.
지금 이정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작정 타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오히려 지난해 22.5%였던 체이스 비율을 다시 낮추는 것이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좋은 공에만 배트를 내고, 자신이 강점을 보이는 코스를 확실하게 공략할 수 있다면 타율과 출루율을 함께 끌어올릴 여지가 있습니다.
특히 시즌 막판 급격한 하락세가 단순한 체력 문제인지, 상대 투수들의 공략법 변화 때문인지,
혹은 이정후 스스로 타격 접근법을 바꾼 결과인지는 앞으로 반드시 확인해야 할 부분입니다.
이정후의 두 번째 풀타임 시즌은 실패라고 단정할 정도의 성적은 아니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도약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6월까지 타율 .338을 기록했던 선수가 이후 .229로 떨어졌다는 점은 분명한 숙제를 남겼습니다.
KBO리그를 대표했던 ‘3할 타자’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도 다시 자신의 타격 정체성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결국 답은 체이스 비율을 비롯한 타격 접근법에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음 시즌 이정후가 어떤 방식으로 이 문제를 수정해 돌아올지가 벌써부터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