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사직의 철부지’에서 ‘맏형’으로…김민성, 20년 야구 인생 롯데에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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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티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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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부산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유니폼은 그 자체로 특별했습니다.
유명 선수만 팬들의 관심을 받았던 것도 아닙니다.
아직 이름을 제대로 알리지 못한 신인 선수조차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는 이유만으로 팬들의 시선을 받았습니다.
2007년 롯데에 입단한 김민성도 그랬습니다.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에서 지명된 유망주였지만 당시만 해도 1군에서 뚜렷한 이름을 남긴 선수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부산 거리에서 김민성을 알아보는 팬들이 있었습니다.
롯데의 새로운 얼굴이라는 이유만으로 관심을 받았던 시절입니다.
신인 시절 김민성에게 팬들의 관심이 부담스럽지 않느냐고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는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솔직하게 웃었습니다.
“사람들이 알아보는 게 신기하고 좋아요. 마냥 즐겁습니다.”
그때의 김민성은 아직 풋풋한 신인이었습니다.
프로야구 선수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무게보다는 갑자기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생겼다는 사실이 신기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로부터 20년이 흘렀습니다.
이제 김민성은 그라운드를 떠납니다.
롯데 자이언츠는 오는 9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김민성의 은퇴식을 진행합니다.
2007년 롯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민성은 여러 팀을 거친 뒤 2024년 다시 친정팀으로 돌아왔습니다.
처음 사직구장을 찾았던 신인이 이제는 베테랑이 되어 같은 곳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게 됐습니다.
말 그대로 ‘시작도 롯데, 마무리도 롯데’인 20년의 야구 인생입니다.
하지만 김민성의 20년을 단순히 오래 선수 생활을 이어온 시간이라고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야구는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롯데를 떠난 뒤 김민성은 여러 팀에서 수많은 경쟁을 경험했습니다.
주전 자리를 보장받은 적도 있었지만, 언제든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줄 수 있는 상황도 맞닥뜨렸습니다.
그때마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고민했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준비했습니다.
신인 시절 팬들의 관심을 그저 신기하고 즐겁게 받아들이던 선수는 어느 순간 프로의 세계에서 살아남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 베테랑이 됐습니다.
후배들을 대하는 모습에서도 김민성의 성격은 분명했습니다.
잘못된 부분을 그냥 넘어가는 선배는 아니었습니다. 필요한 말은 확실하게 했고, 듣기 좋은 이야기만 골라서 해주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후배가 정말 힘든 순간에는 가장 먼저 다가갔습니다.
경쟁에서 밀려 자신감을 잃은 후배에게 말을 건네고 자신의 경험을 들려줬습니다.
프로 생활이 힘든 젊은 선수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습니다.
김민성은 후배들을 챙기는 방식에서도 남달랐습니다.
프로 선수라고 해서 모두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특히 연봉이 많지 않은 젊은 선수들에게 야구 장비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김민성은 자신이 구입한 배트를 후배들에게 선뜻 건네곤 했습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장비라도 후배에게 필요하다면 함께 사용하는 것을 아깝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야구에서까지 후배에게 자리를 내준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라운드에서는 누구보다 치열했습니다.
후배를 아끼는 것과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민성이 선수 생활 후반기에 자주 했던 말이 있습니다.
“감독님이 젊은 선수를 쓰는 것보다 김민성을 쓰는 게 낫지 않을까 끝까지 고민하게 만드는 선수가 되고 싶다.”
베테랑 김민성의 야구를 가장 잘 보여주는 말입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출전 기회를 얻고 싶어 하지 않았습니다.
과거의 기록이나 경력으로 대접받는 것도 원하지 않았습니다.
오늘의 경기에서 후배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야 그라운드에 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경쟁했습니다.
그 치열함이 김민성을 20년 동안 프로야구 무대에 남겨놓았습니다.
김민성은 KBO리그 통산 1844경기에 출전했습니다.
통산 타율은 0.266, 1476안타, 137홈런, 772타점을 기록했습니다.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스타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1844경기라는 숫자는 결코 쉽게 만들어지는 기록이 아닙니다.
부상을 견뎌야 했고,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했습니다.
계속해서 등장하는 젊은 선수들과 자신의 자리를 놓고 싸워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야구를 향한 마음이 쉽게 식지 않아야 가능한 기록입니다.
화려한 순간보다 꾸준한 시간이 더 많았기에 가능한 1844경기였습니다.
2007년 롯데에서 시작한 김민성은 여러 팀을 거쳐 2024년 다시 친정으로 돌아왔습니다.
처음 사직구장에 섰을 때와는 모든 것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자신을 알아보는 팬들이 신기하기만 했던 신인은 사라졌습니다.
대신 롯데 유니폼이 팬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부산 팬들의 사랑이 선수에게 얼마나 큰 책임으로 돌아오는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베테랑이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오는 9일 김민성은 다시 그 유니폼을 입고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넵니다.
경기 전 팬 사인회를 시작으로 양 팀 선수단의 꽃다발 전달, 선수 생활을 돌아보는 영상 상영, 은퇴사 낭독 등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가족들도 시구와 시타에 참여하며 김민성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합니다.
20년 전 김민성에게 롯데 선수라는 것은 신기하고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그는 알고 있습니다.
롯데 유니폼을 입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책임인지, 부산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프로야구 선수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치열한 일인지 말입니다.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선 선수는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화려한 기록만으로 기억되는 스타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야구를 대충 하지 않았습니다.
후배들에게는 따뜻했고, 자신의 자리만큼은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지켰습니다.
20년 동안 1844번이나 그라운드에 설 수 있었던 이유도 결국 여기에 있었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알아보는 게 신기하고 좋아요.”
수줍게 웃으며 이 말을 했던 스무 살의 청년은 어느덧 야구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를 앞두고 있습니다.
롯데 선수가 된 것이 그저 즐거웠던 신인은 이제 롯데 선수라는 이름에 담긴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아는 베테랑이 됐습니다.
그리고 그가 처음 사랑받았던 사직구장에서 마지막 유니폼을 벗습니다.
사직의 철부지에서 사직의 맏형으로.
김민성의 20년 야구 인생이 그렇게 롯데에서 마침표를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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